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특별감찰반(현 공직감찰반)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사태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사찰을 주장한 김태우 전 수사관에 대해 "자신이 한 혐의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특검 도입 주장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취임 후 두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앞서 청와대 본관에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신년사)을 통해서도 "권력기관에서 과거처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일이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의 권한남용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해서도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의 행동들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재민 전 사무관과 관련해선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소신과 자부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신 전 사무관의 문제제기는 자기가 경험하고 본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답신했다고 밝혔다. 또 4차 북중 정상회담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긍정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1965년 합의한 한일 청구권과 관련 우리 측에 협의를 요청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는 조금 더 겸허한 입장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치인과 지도자들은 자꾸 정치 쟁점화에서 문제를 더 논란거리로 만들고 확산거리로 만들고 나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가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가장 아쉽고 아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가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인 여러 효과들도 있었다"며 "(고용 악화의 원인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있다고 하는데 효과도 일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지지도 조사 가운데 20대 남녀 지지율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젊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가 되고 보다 잘 (젊은 층들과) 소통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이뤄진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언론인 출신 2명이 포함된 것을 두고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대해선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 오는 것을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지금 정부는 권언유착관계가 전혀 없다고 자부하고 있고 청와대를 보다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모신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을 두고 친문(親文) 색채가 더 강화됐다는 평가에 대해선 "조금 안타깝다"며 "청와대는 다 대통령의 비서들이기 때문에 친문이 아닌 사람이 없다"고 일축했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선 "노사 간에 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며 "그렇게 된다면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기준으로 봤을 때 양성 불평등이 심한 사회인데 여성의 안전과 잠재력 발휘를 위해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이라면서 "모든 성들이 평등하게 경제·사회 활동을 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