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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 명예퇴직한 최호식(64세)경정의 인생2막의 길을 안내하다.

평생 경찰공무원으로 명예 퇴직한 민중의 지팡이 인생2막을 시작하였다. 경찰직 근무를 하며 틈틈히 '화만나'라는 봉사단체에서 반찬 나눔 봉사자로 나선 인연으로 퇴직후 천사로 직업을 바꾸게 되었다. 얼마전 '열린행복밥집'(연규순 이사장)에 무료급식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쌀을 보내준 독지가이다. 아래는 그 주인공인 최호식(64세)경정이 고교 친구들에게 소개한 글이다.

 

*곰탕 할아범 저승길 식량보다 말 동무가 더 좋다*

 

파출소장 근무시 화요일에 만나 나눔 봉사를 하는 '화만나' 란 봉사단체에서 홀로 계시거나 부부중 한분이 편찮으신 가정에 반찬을 만들어 배달해 드리는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은 시작되었다. 지금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마스크를 쓰면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반찬배달은 계속되며 봉사활동이  조기 명예퇴직의 계기가 되었다 . 후배 경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고 홀로 계신 어머님과 어르신들께 효도나 더많은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족과 상의 37년간 몸 담았던 공직생활을 퇴직하였다.

 

40년 가까운 세월 밥을 해줬던 아내를 위한 식탁도 차리고 지금까지 부모님과 어르신들에게 받았던사랑과 자비 그리고 배려와 인정을 이웃과 어르신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돌려 드리려고 '화만나'와 향기로운 부부봉사단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점심시간을 전후 반찬배달을 가면 소장님이 순찰을 안돌고 반찬을 돌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이것도 순찰하는것 이라며 반찬을 나누어 드리면 좋아 하셨고 어쩌다 한주 건너 배달가면 왜 지난주에 오지 않았느냐며 되례 안부를 물어보는 친한사이가 되었다. 86세 부부가 사시는 집에 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반찬배달을 해드리는데 하루는 할머니께서 일주일에 한번 오는 만물차를 기다리다 우시는 모습을보고 할머니 왜 우시느냐고 여쭈어 보니 할머니는 무우라도 사서 하늘나라로 가시려는 영감에게 따듯한 무국이라도 끊여드려 저승길 식량이라도 하시라고 만물차를 기다렸는데 만물차가 마을에 도착하자 마자 물건을 팔지 않고 핸드폰을 찾으러 간다며 그냥 가버려서 서운해서 운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파 그냥 있을수가 없었다.

 

반찬 배달후 파출소로 돌아와 근무하는 여직원과 곰탕을 사가지고 가서 따듯하게 끊여 드리니 할아버지 내외가 맛나게 드시는 것을 보고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어 파출소로 돌아왔다. 일주일후 다시 반찬을 만들어 배달을 가자 할머니는 우시면서 할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셨다며 소장님이 사다준 곰탕을 잡수시고 기운차려 저승길을 잘 가셨을 것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또한분의 어르신이 천국으로 가셨구나 반찬배달 봉사를 하다보니 돌아가신분이 너무나 많고 더욱더 어르신들께 봉사를 잘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가슴에 와 닿는다.

 

공직에 있을땐 바쁘다는 핑계로 효도를 못하고 퇴직후 효도 좀 하려니  어머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고 일년후 제품안에서 하늘나라로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곰탕 한그릇 반찬도 중요하지만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찾아와 안부와 건강을 물어 보고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이 자식들 보다 좋다고 말씀하신다. 그후에도 반찬배달을 가면 이제 늙은이에게 그만 가져 오고 다른 사람에게 주고 순찰을 돌라며 오히려 다른 사람 걱정을 하시다 할머니도 두달 후 할아버지 곁으로 떠나셨다.

 

물질적인것도 좋지만 홀로계신 어르신들에게는 말벗을 해주는 인정이 더욱 그리우셨던 것 입니다. 요즘도 반찬 배달을 가면 오히려 저희에게  자식들이 사왔다며 귤 사탕 과일 빵등을 주시면 어르신 마음만 받겠다고 말씀 드리며 거절한답니다. 그러면서 농사지은 것이라며 마늘 호박 파등을 주시면 그것은 가져다 다음 반찬만들때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봉사란 가진것 없어도 외롭고 적적한 어르신들에게 안부와 건강을 묻고 말벗을 해드리며 인정을 가져다 드리는 것도 봉사란 것을 알았어요. 물론 물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도 좋고요 내일은 화요일  마스크 착용하고 '화만나' 봉사활동 가는 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하며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고 안부를 묻고 말동무를 해드리는 봉사가 즐거움과 행복한 시간의 연속 선상입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창회 밴드에 올린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