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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초대전 인터뷰

이용택 초대전 인터뷰

 

청주교대 미술과 교수 이용택 작가를 인터뷰하기 위해 서울 서촌에 있는 자인제노 갤러리를 찾았다. 작가는 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기자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 자리에 합석을 하였다.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 한지가 20년이 넘었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얼굴에는 깊은 감회의 표정이 묻어난다.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재학 시절 동기생들과 30여년 만에 만나 그동안의 안부와 작품 활동,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번 초대전은 작가의 16번째 개인전으로 일로연과도(一路連科圖)라는 연작으로 약 20여점의 작품을 발표한다. 그에게 일로연과도 연작에 대한 의미는 무엇일까가 먼저 궁금하였다. 그는 “나에게 일로연과도는 ‘한걸음에 과거에 모두 합격하라(一路連科圖)‘나 원래 의미인 ’한마리의 백로와 연밥(一鷺蓮果圖)‘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나에게 그 말과 글은 그저 그림같이 어디서 가져다 붙인 느낌 정도일 뿐이다. 일종의 유사(ressemblance)와 상사(similitude)의 느낌에서 받는 ’보는 것‘과 실제 ’말하는 것‘의 관계 같은 것 말이다. 또한 그런 알레고리를 만드는 직유와 은유의 관계도 같은 맥락이다. 그냥 쉽게 직설적으로 말이나 글로 ‘한걸음에 과거에 모두 합격하라’ 하면 될 것을 어렵게 그림으로 그것도 말장난 같은 동음이의어를 동원해서까지 숨기는 걸까. 그것은 말과 글이 같이 있는 서화동원(書畫同源)의 원리에서 나왔고 그림 속에 말을 걸어야 하는 입장에서 글로 하면 의미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 의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여기서 유사와 상사 얘기를 할 때 조금씩 어려워지지만, 더 자세한 설명을 부연한다.

 “여기서 나에게 일로연과도, SUN, MOON... 등의 제목은 사실 아무 의미 없다. 내 작품과 연관지어봐도 의미가 없고 내 삶과 연관지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보는 사물과 쓰는 말의 일치에서 사람은 사물을 인식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는 것의 유사성과 나에게 보여지는 상사성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그냥 인간 삶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움을 말할 수는 없을까. 어떤 것이 꼭 의미가 있을 필요는 없다. 의미가 의미를 낳고, 무의미가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에 우리는 지쳐 있다. 무제가 무제고 무의미가 무의미 그 자체로 보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알듯말듯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는 이런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일로연과도의 말장난에 주목한다. 한없이 가벼워지고 싶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한층 더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이용택 초대전은 갤러리 자인제노(종로구 창성동130-5)에서 2018. 10.1(월) ~ 10.10(수)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