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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서정시인' 민중미술 1세대 작가 강광 화백 별세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서정적인 화법으로 표현해온 민중미술 1세대 작가 강광(姜光) 화백이 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0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난 강 화백은 1965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월남전에 참전했다. 이후 1969년부터 1982년까지 14년을 제주 오현중·고교 미술 교사로 재직하며 보냈다. 1982년 군부정권이 김경인, 임옥상, 신경호, 홍성담과 함께 강광을 '불온 작가'로 낙인찍고 작품들을 압수했던 것. 제주에서 그는 유신정권 아래 암울한 현실을 고뇌하며 '관점'이라는 동인을 조직해 지역 미술운동을 이끌었다. 당시 작가 노트에 “예술가는 한 시대를 고발하고 정화시키는 예언자"라고 쓴 그는 당시 민중미술 작가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자신의 시대정신을 독창적인 화법으로 표현했다. 이후 인천대 교수로 부임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1970∼80년대엔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산과 나뭇가지, 푸른 색면으로만 묘사된 하늘을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며 조형 실험을 이어갔다. 90년대 후반엔 해학적인 호랑이, 패턴화된 꽃과 나무 등 민화적인 요소가 두드러졌다. 이런 화풍으로 빼어난 조형미와 서정성을 보여준 그는 '자연주의 서정시인' 이라 불렸다. 이경모 미술평론가는 "부조리한 가치에 강광은 촌철살인의 응축된 형상을 통한 ‘침묵적 저항’으로 맞선 작가였다"고 말했다.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은 "강광 선생은 시대정신에 천착하며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조형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한 작가일 뿐만 아니라 고영훈, 강요배 등 훌륭한 작가를 양성한 존경받는 스승이자 화단의 진정한 어른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