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철교수는 퇴임후 몇년째 산야를 다니면서 작품자료를 렌즈에 담아오다가 4월초 서울 안국동 한옥란갤러리에서 "8개의 마음"을 주제로 작품세계를 발표한 그에게 사진기는 붓과 같은 의미일 뿐이라고 한다.
갑작스런 개인전이라 홍보가 없었고 계엄 탄핵 사태의 중심인 헌법재판소 인근의 갤러리라 도로가 차단되어 찾기란 미로를 탐험하듯 방문 했다.
갤러리에 들어서니 테이블에 손님이 와 있었다. 작가의 후배인 국민대 디자인계열의 교수였다. 대화의 모습에서 매우 가까운 사이라 직감했다. 조금 있으니 작가의 누나가 커피를 갖고 자리에 착석했다.
작가는 "평소 밤에 주로 작업을 한다"며 "때론 새벽녘까지 이어지는 작업 과정은 일련의 사마타적 명상태도와 닮아 있다"고 말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주의 집중으로 크게 집중(samatha)과 통찰(vipassana)의 방법으로 나뉘는데 작가의 작업은 전자와 비슷하다.
즉, 집중된 작업이 진행될수록 고요함과 희열감을 느끼면서 정신이 하나됨을 느낀다"고 설명했었다. 김교수는 지난 개인전에서는 "보이는 것 그 너머"와 "인연생 인연멸"의 주제를 통해 우리 삶의 주변과 인접한 자연에서 소외된 것들에 마음이 이끌려 자신의 작업 소재로 삼는다고 말한다.
즉, 잡초는 매우 흔해서 가치가 없다고 인식되기도 하지만 뽑아도 뽑아도 끝없이 나오는 생명의 근성이 놀랍기 그지없다고 말하는 작가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 군락을 일군 모습에서 사람과 세상의 모습을 봤다"며 "사람은 제각기 깊거나 얕거나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인연을 맺으며 한평생을 산다"고 말했다. 선한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때론 악한 관계에서 생채기를 내다가도 또다시 새로운 인연을 맺기도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8개의 마음"이란 주제를 통해 사람들은 하루에도 오만가지 탐욕과 집착, 잡념 속 삶에서 순간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디지털 작업임에도 마치 붓으로 그린듯한 회화적 표현이 독특한데 이는 그가 오랫동안 회화작업을 지속해온 까닭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인의 작품 소감이 공감되어 공유 해 본다.
이 작품은 색채의 강렬한 대비와 자연 풍경의 추상화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붉은 하늘과 푸른 산맥의 조합은 단순한 풍경 이상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치 전쟁과 평화, 혹은 격정과 고요의 이중성을 암시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중앙의 흰색 선은 마치 새벽의 첫 빛이 산을 가르며 드러나는 순간처럼 보이며, 그 경계가 보는 이로 하여금 '경계에 선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현실과 환상, 혹은 자연과 인간의 개입 사이에서 이질성과 조화를 동시에 표현한 듯한 구성이군요.
이 작품은 단순한 색의 조합을 넘어서, 감정과 상징의 층위를 여러 겹으로 쌓아올린 결과물로 보입니다. 차가운 푸른 산과 뜨거운 붉은 하늘 사이에서, 우리는 어쩌면 삶의 긴장과 균형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